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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과 기생

김삿갓 유적지 -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노루목 www.fotoya.net 사진

 

김삿갓과 기생

 


김삿갓은 자기가 ‘수성운심(水性雲心)’으로 방랑했다고 읊었다. 물의 성질처럼 구름의 마음처럼 떠돌았다는 표현이다. 

그의 ‘평생시’의 후반은 이렇다.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일천리(芒鞋竹杖路千里), 물의 성질처럼 구름의 마음처럼 사방이 내집이로다(水性雲心家四方).



내 사랑 가련이에게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노루목에 김삿갓(1807년 3월3일-1863년 3월29일)의 묘가 있다. 인접하여 ‘김삿갓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5년 전 10월에 강원도가 ‘얼 선양사업’의 하나로 세운 것이다.


문학관에 전시된 수많은 시조의 어휘 구사가 모두 절묘하다. 그 중에 연심을  테마로 한 것이 있다. 제목이 ‘기생 가련에게’이다.


가련한 행색의 가련한 몸이

가련의 문 앞에 가련을 찾아왔네

가련한 이 내 뜻을 가련에게 전하면

가련이가 가련한 마음으로 알아주겠지

 

기생 가련을 반복하여 노래한 파격시다. 김삿갓은 함경도 단천에 잠시 정착하여 서당 훈장을 3년 동안 했는데 이때 스물세 살인 기생의 딸 가련과 사랑하며 애틋한 연정을 표현한 것이다.


구름과 비의 정

남녀 간의 관계를 읊은 시 ‘운우지정(雲雨之情)’은 음란하지 않고 유머러스하다. 남녀 운우의 정은 아무리 해도 끝이 없고 아무리 해도 싫지 않다는 것을 절묘하게 비유했다.


해도 해도 싫지 않아 다시 하고 또 하고

안 한다 안 한다 하면서도 다시 하고 또 하고


원문 한시로 보면 더욱 운율이 살아난다.

 

위위불염경위위 불위불위경위위

(爲爲不厭更爲爲 不爲不爲更爲爲)


김삿갓은 방랑했다. 그리하여 세상사의 덧없음을 뛰어난 재치로 탄식했다.


이대로 저대로 되어 가는대로

바람 부는 대로 물결 하는 대로

옳다면 옳거니 그러면 그러려니 그렇게 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