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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찬 르포르타주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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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 : 역사와 문학의 저널리즘 탐험
by 안병찬


‘3·1 혁명’일으킨 어느 386 세대

봄샘 추위 속에 서울의 도화동 언덕길을 지나다보니 도로수 목련화들이 꽃망울을 환하게 열었다. 남가일몽처럼, 꽃잎은 때 되면 덧없이 지겠지.
3월 신춘의 달은 3·1 운동 기념일로 시작하여 독립만세 소리가 귀에 쟁쟁하게 울려오는 애국의 달이다.

▽ 북아일랜드 전사의 3·1 저항

북아일랜드 공화군(IRA)의 전사인 보비샌즈가 거사한 날도 하필 3월 1일이다.
그는 1981년 그날, 벨파스트의 메이즈 교도소에서 ‘북아일랜드 독립’의 이름으로 저 유명한 세계 최장의 66일 단식투쟁을 개시했다.

신문사 편집국 외신부에서 보비샌즈가 66일간 단 한 모금의 물조차 거부하며 ‘기나 긴 자살’의 저항을 계속하는 것을 하루하루 속보로 알리면서, 인간은 어찌하여 애국을 그토록 처절하고 강렬하게 결의하며 왜 조국의 자주독립을 그처럼 치열하고 절박하게 추구하는가 하고 새삼 나 스스로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마침내 당년 27세인 보비샌즈의 목숨은 끊어지고 다른 9명의 옥중 전사가 줄줄이 단식하여 따라 죽으매 영국 지배에 저항해 8개월간 계속된 처절한 자살 독립전쟁은 메아리를 남기며 끝났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3·1 운동의 달과 8·15 광복의 달에 대전 국립현충원의 애국지사 묘역에 성묘하러 간다. 그곳에 조부인 위당(偉堂) 안숙(安潚)이 잠들어 있다.
그는 경술합방조약으로 대한제국이 왜적에 강점당함에 통분하여 더 이상 살려 하지 않았다. 여러 날 눈물만 흘리며 식음을 전폐한 끝에 “국록을 먹는 공경(公卿)들 가운데 죽는 자 없다 하여 선비가 어찌 죽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는 말을 남기고 괴산 오란강에 투신, 순절하였다.
그는 “그 죽음이 진실로 마땅히 죽어야 할 자리에서 죽을 수 있다면 도리어 사는 것보다 옳은 것이다”라고 쓴 바 있다(안숙의 묘비명).

▽ 참시민, ‘3·1 혁명’의 횃불 올리다

지난 3·1절의 일이다. 내가 대표하고 있는 언론인권센터의 실천력 있는 회원들 여러 사람이 탑골공원에 나가서 ‘1919 3·1 혁명 정신 계승 2009 만민공동회’라는 이름의 애국행사를 열었다.
3·1 운동을 뛰어넘는 ‘3·1 혁명’의 정신을 만민에게 선언하는 모임이다.
이들은 ‘참시민’ 곧 ‘참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가는 시민들’이라는 이름으로 이 사업을 추진한다.
그 소식을 듣자 나는 '언론인권센터 가족들의 애국운동’ 이 탑골공원에 울렸다고 치하하여 사발통문을 돌린바 있다.

신동진 참시민 대표는 취지를 이렇게 설명한다.
“오늘 우리가 ‘건국정신’을 되새기고자 하는 소이는 동일하게 ‘민주’와 ‘자유’를 얘기하면서도 서로 딴 생각을 하는 분열상을 극복하는 큰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3·1 만세운동을 ‘3·1 혁명’으로 규정한 김구 선생과 조소앙 선생의 깊은 뜻을 계승한다고 말하고 있다.

▽ 백범이 선언한 ‘3·1 대혁명’

1943년에 중국 충칭(重慶)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백범 김구 선생은 3·1절 24주년 기념일을 맞이해 ‘석(釋) 3·1 혁명정신’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중국신문 ‘대공보’(大公報)에 기고했다.

“……3·1 대혁명은 한국민족 부흥을 위한 재생적 운동이다. 달리 말해 이 운동은 단순히 일본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자는 운동만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이 5000년 이래로 갈고 닦아온 민족정기와 민족의식을 드높이자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3월 1일의 ‘독립선언서’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태동시킨 역사적인 혁명적 문건이요, 그 선언서의 정신에 입각해 독립운동을 한 지사들의 삶과 꿈은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 ‘참시민’의 생각이라고 한다.

이 ‘참시민’ 모임을 구성한 주역은 언론인권센터의 신동진 이사· 이왕재 회원과 윤여진 사무처장 부부· 송여진 간사· 나동혁 미·지·별 실행위원(1인미디어 BJ 라쿤)· 임창규 회원이다. 밖으로는 윤법달 ‘평화의 친구들’ 사무국장· 이재선 동학민족통일회 간사· 정웅정 대한불교청년회 회장이 참여했다고 한다.

▽ 제국주의적 징고이즘

민족주의는 종교와 결합한다. 애국심은 그런 민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것은 애호· 공감· 충절· 충성을 담은 본능적인 감정으로 공동체에 필수적인 속성이라고 한다.
애국(愛國)에는 패권자의 애국과 약자의 애국이 있다. 전자는 제국주의적인 정복자의 애국이고 후자는 피압박자의 저항적인 애국이다.

나는 오래 전에 취재 차 미국 워싱턴에 들렸다가 링컨기념관과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보고 온갖 잡종 애국주의들을 한 용광로에 녹여서 새로 만들어 낸 미국의 아(亞)민족주의, 곧 2차적 민족주의를 실감하며 현기증과 거부감을 느낀 일이 있다.
중국은 자기의 거국주의(巨國主義)를 중화사상으로 포장하여 뽐내고 있다. 중국 당 중앙선전부가 ‘애국기지 교육기지’로 지정한 산동성 웨이하이(威海)항 서쪽에 있는 청·일전쟁 때의 해군기지 류궁도(劉公島)에 가보니 중국의 거국주의적 애국주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침략적인 제국주의일수록 배타적, 광신적 애국주의(쇼비니즘)나 극단적, 맹목적 애국주의(징고이즘)를 발동한다.

‘3·1 혁명’을 고취하는 운동은 제국주의에 침탈당하는 피압박의 역사를 교훈삼아서 앞으로 나가자는 자주와 주권의 울림으로서 힘을 갖는다.


Posted by 안병찬 안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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