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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마오, '각색'인가 '조작'인가


아사다 마오

각색 했나 조작 했나



아사다 마오의 실패


일본 피겨스타 아사다 마오가 빙상 쇼에서 3회전 점프를 실패했다.
<테레비
도쿄>는 지난 4월 11일에 ‘빙상의 스타들(Stars On Ice)‘을 방송하면서 아사다 마오가 9일에 실패한 점프 장면을 편집하여 다음 날인 10일의 실수 없는 점프 장면으로 바꾸어 넣었다. 방송은 이 영상을 편집했다고 알리지도 않았고 자막으로 설명하지도 않았다.

일본의 유력한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스포니치>가 4월 11일에 이런 사실을 보도하면서 일본 안에서 논란이 일어났다고 한다.

 

□ 김연아와 마오의 포옹 장면. 프레스 포토어워드 수상작(한국 아이닷컴 보도 화면)


<테레비 토쿄>의 변명


4월 23일에 <테레비 도쿄>의 시마다 마사유키 회장은 정례회의를 통해 “이는 어디까지나 쇼였다. 피겨 선수의 연기를 더 좋은 화면으로 보였을 뿐이기에 문제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일본의 모리카와 사다오 전 일본 체육대 교수는 텔레비전이 스포츠의 오락성에 치우쳐 기록을 경시한다. 아무리 쇼였다고 해도 내용을 편집한 점을 밝히지 않은 것은 시청자를 우롱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댓글에는 실패를 성공으로 날조했다고 비판하는 소리가 높다고 한다.

[마이데일리 박민통신원(CuCuz9@mydaily.co.kr)의 보도에 따름]



각색은 조작과 유사하다


아사다 마오는 일본 국민의 우상이다. ‘2인자인 그녀는 김연아에게 연패한
것을 분하게 여기고 절치부심한다. 김연아가 은퇴해도 세계신기록을 깨겠다고 다짐하고 차기 올림픽 금메달을 겨냥해서 4회전 점프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한다. 이런 그녀의 존재 때문에 일본 텔레비전이 편집했다고 가정한다.
이런 텔레비전의 편집행위는 과연 정당한가.

텔레비전 각색인가. 텔레비전 조작인가.

조작이라고 본다.

각색은 실제로 없었던 것을 보태서 사실인 것처럼 꾸미는 행위이다. 영어로 드라마화(드라마타이즈)하는 것이다. 방송인 출신으로 프로덕션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어느 언론학교수는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걸핏하면 연기와 각생과 조작이 들어가니 사실이 아니라는 말이다.

 

 

□ “김연아 기록 넘겠다.” 아사다 마오의 당찬 각오.(한국일보 보도)

 
일본 NHK도 


텔레비전 방송의 조작보도와 장면연출의 대표적인 예는 일본 NHK 방송과 미국 NBC 방송에서 본다. 1992년 10에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오지 히랄라야, 금단의 왕국 무스탕’이라는 NHK 스페셜 기록물을 방영했는데, 현장 제작에 참가했던 NHK측 사람들의 고발로, 유사와 낙석 장면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현지 경찰관을 국경수비대로 바꿔놓는 등 열아홉 가지 장면을 조작

한 것이 밝혀졌다. 1993년 2월 4일 저녁 7시 뉴스 시간에 NHK는 ‘신뢰를 저버린 결과에 대한 NHK 회장의 진사(陳謝)’와 함께 정정하는 화면을 내보냈다. 한때 NHK의 존립까지 위험에 빠뜨린 조작사건이었다.

 


미국 NBC도


NHK의 공개사과가 있고 5일 만인 1993년 2월 미국 3대 텔레비전 방송의 하나인 NBC는 밤10시 간판 뉴스 데이트라인에서 “GM 자동차에 대한 비과학적인 모의시험은 뉴스 보도를 할 수 없는 내용으로, 전적으로 NBC의 과오였다”고 사과했다. 3분 30초에 걸친 이 사과 방송은 미국 텔레비전 방송사상 전례가 없었다. NBC는 그 전해 11월 데이트라인 뉴스에서 제너럴모터스의 픽업트럭의 연료탱크가 밖으로 노출되어 화재위험이 있다면서, 충돌과 함께 불길에 휩싸이는 모의실험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 실험이 장난감 로켓 엔진을 이용해 조작한 것임을 밝혀낸 쪽은 피해자인 제넬럴 모터스사였다.



KBS MBC도


이런 텔레비전의 내용조작은 우연의 소산이라고 볼 수 없다. 의미를 생산해내야 하고 쾌락을 제공해야 하는 영상매체의 위험과 한계를 보여준다.

한국 텔레비전도 조작 방송으로 적발된 예가 있다. 1998년 KBS는 ‘일요 스페셜-다큐멘터리’로 수달이 자연 상태에서 서식하는 모습을 방영했는데, 사실은 수달을 철조망에 가둬놓고 촬영한 인위적인 장면으로 밝혀졌다.

MBC의 ‘다큐멘터리-이경규 보고서’도 야생 너구리 포획 장면을 연출한 것이 알려졌다.

SBS의 교양 프로그램 ‘순간포착-세상에 이런 일이’로 방영한 시골마을의 귀신소동은 알고 보니 손자와 손녀의 자작극이었다.

기록물에서 연출과 조작의 한계를 가리기란 쉽지 않다. 기록물의 생명력은 가공이 아닌 사실의 하나하나에서 나오는 현실감에 있다.

텔레비전 기록물은 저널리즘의 어떤 분야보다도 엄격한 직업윤리를 요구받는다.

 


2010.04.25
                                                 posted by 안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