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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찬 르포르타주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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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 : 역사와 문학의 저널리즘 탐험
by 안병찬


[베트남 통일열차-3]
 
장단역 철마는

‘통일 급행열차’를 소망하거늘…

1박2일간의 베트남 통일열차 기행은 심하게 녹슨 채 서 있는

장단역 증기기관차를 다시 떠오르게 했다.

그 기관차는 오늘도 여전히 "달리고 싶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호찌민. 안병찬 기자 


무장지대 장단(長湍)역 터에서 증기기관차 하나가 심하게 녹슬어갔다. 개성을 향해 달리다가 멈춘 그 기관차는 무성한 잡목에 싸여 한국전쟁의 상흔과 반세기가 넘는 무상한 세월을 알려주었다.

우리는 장단역 기관차가 이렇게 기적을 울리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베트남이 1954년부터 1975년까지 21년 동안 분단되어 있는 동안 베트남 민족은 우리와 똑같이 허리에 아픔을 느꼈다. 젊은 음악가 찐꽁선은 민족의 마음을 담은 민요 ‘후에-사이공-하노이’를 작사·작곡해 널리 퍼뜨렸다. 사람들의 가슴에 후에-사이공-하노이를 종단하는 통일 급행열차가 달리는 꿈을 심어주는 노래였다.

 


비무장지대인 장단역 터에 멈춰 있는 증기기관차.ⓒ연합뉴스

 

우리가 느끼기에 후에-사이공-하노이는 개성-서울-평양으로 치환해도 뜻이 하나도 다를 것이 없었다.

1976년 베트남의 ‘뗏(구정)’은 1월31일이었다. 북부 베트남이 1975년 4월30일에 남부 베트남 수도 사이공을 ‘해방’하여 통일을 달성한 후 9개월 하루를 넘긴 날이다. 사이공 패망의 현장을 체험하고 취재한 기억들이 차츰 과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을 때, 편집국 외신부 책상 앞에 앉아 있던 나의 귀에 갑자기 멀리서 기적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베트남이 남북을 잇는 통일열차를 개통했다는 소식을 외신에서 타전하던 순간이다.

첫 통일열차의 기적소리

통일열차의 꿈은 일찍이 내가 사이공 주재 특파원으로 일하던 시절(1971~1973년)부터 의식 가운데 용해되어 있었다. 1973년 1월, 파리평화협정이 성립되어 베트남 휴전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사이공에 유행한 민요가 바로 ‘후에-사이공-하노이’였다.

1989년 4월 말, 나는 14년 만에 베트남 통일의 날에 맞추어서 호찌민 시를 다시 찾아갔다. 그때 작곡가 찐꽁선을 수소문해 다시 만나본 것도 통일열차의 꿈을 노래한 그를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 쇄신정책(도이머이)을 펴서 빈곤과의 투쟁을 벌이기 시작한 베트남 땅에서 통일열차를 꼭 타보리라고 벼르다가 아쉬움만 남긴 채 돌아왔다.

그 꿈은 1990년 섣달에 이루어졌다. 정통 시사지 <시사저널>이 새 시대의 정신과 체제(포맷)로 창간해 1년이 되던 해였다. 제작 책임을 맡고 있던 나는 ‘베트남 통일열차의 꿈’을 이룰 기회를 잡았다.

나는 표완수 국제부장을 호찌민 시에 특파했다. 그는 통일열차를 타고 하노이로 가면서 취재하는 험한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고 돌아와서 생생한 표지 기사를 썼다. 그때 표완수 부장이 통일 급행열차 취재의 꿈을 이루어준 것을 나는 고맙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로부터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이번에는 표완수 <시사IN> 발행인과 함께 열차를 타고 통일의 날인 4월30일에 맞추어 ‘사이공’을 향해 달려갔다. 우리 두 사람은 ‘사이공 최후의 새벽’을 취재한 경험과 ‘통일 급행열차’ 최초 탑승 취재의 경험을 연결하는 우리들의 오디세이를 쓰고 싶었다.

남문희 <시사IN> 편집국장은 20년 전 <시사저널> 국제부의 초년 기자였다. 그때 미술 구성을 맡았던 양한모 미술팀장 역시 이번 작업에 다시 참여했으니 우리들의 맥박이 그대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2010.05.06
                                                              posted by 안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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