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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여자 '탈레반 꿈꾸는 나라로!'


내가 만난 사람-김영미 피디③

부르카 입은 여자

'네오 탈레반' 기지 속으로!

 

키스탄 북서 변경주 주도인 페샤와르.

아프가니스탄과 접한 ‘신 탈레반'(네오 탈레반)의 본거지.

이슬람 여성의 민족의상 부르카를 입고 HD카메라를 든 김영미 피디. 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으로 몸을 가린 김영미는 이슬람의 꿈꾸는 여자처럼 보인다. 일찍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구입한 자기 의상이다.

그녀가 서있는 곳은 탈레반의 이슬람 신학교 ‘하카니 마드라사’ 앞이다. 탈레반 최고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를 배출해낸 하카니 마드라사. 그녀는 이 신학교를 취재한 최초의 저널리스트이다.

  

 사진=김영미 제공

  

 

8년제 탈레반 신학교

하카니 마드라사는 8년간 무상으로 학생들에게 군사 교육과 종교 교육을 하고 있다. 1979년 소련군이 아프간을 침공 했을 때 이곳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은 소련군을 몰아내는 저항전쟁의 선봉에 섰다.

김영미는 두달 동안 교섭한 끝에 현지 통역을 대동하고 '하카니 마드라사’를 방문하여  이슬람 율법 교육현장, 학생들의 생활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녀는 2007 7월부터 석 달 동안 ‘네오 탈레반’의 거점이 된 페샤와르에 머물며 탈레반의 삶과 일반 주민의 생활현황을 취재했다.

 

탈레반은 2001년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여 무너진 줄만 알았다. 당시 김영미는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 3개월 간 머물며 취재한 바 있다. 미군에 밀린 탈레반은 페샤와르 접경지대로 숨어들어 다시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네오 탈레반은 그렇게 부활한 탈레반에 붙은 이름이다.

탈레반은 파샤와르의 파쉬툰 족과 뗄 수 없는 ‘종족 동질감’으로 이 지역을 부활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었다.

하카니 마드라사는 각 지에서 일어나는 폭탄 테러범들이 공부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테러범의 산실’로 의심을 받고 있다.

 

영화도 텔레비전도 금하는 원리주의

김영미는 탈레반을 이렇게 말한다. “탈레반은 착해요. 위험하기도 하고.

그녀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몽고계 부족인 하자라 족을 은근히 깔보는 터라 나를 보고 “당신 하자라 아냐?”하며 취재 협조를 안하려 하더라고 했다.

탈레반은 ‘꾸란(코란)을 배우는 학생’이란 뜻이다. 탈레반은 원초적이고 과격한 형태의 이슬람 원리주의를 지향한다.

김영미는 "탈레반이 꿈꾸는 나라는 종교적으로 완벽한 나라."라고 했다. 그녀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제한하는 종교는 동의하지 않는 다고 자기 의사를 밝힌다.

 

 새벽 6, CD, DVD 가게가 밀집한 중심가 열두 곳에서 폭탄이 잇달아 터졌다. 탈레반은 이슬람 원리주의에 반한다고 해서 영화 DVD CD 플레이어 관람, 텔레비전 시청, 사진 촬영 등을 금지하고 있다.

페샤와르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실크로드의 휴양지 스와트도 2007 11월에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 폐허가 된 경찰서, 여기저기에 나뒹구는 군인들의 사체들. 인근 산악지대에서 벌어지는 파키스탄 정부군과 탈레반의 교전으로 페샤와르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부토 전 총리

이슬람 최초의 여성 총리 베나지르 부토. 부토 전 총리가 암살되기 한 달 전김영미는 페샤와르에서 그녀를 만났다.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이끄는 파키스탄 인민당(PPP)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던 유세장에서 부토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말을 남겼다.

"내가 다시 파키스탄에 돌아온다면, 테러리스트들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 누구도 두렵지 않습니다. 오직 신만 두려워 할 뿐입니다!

김영미는 부토 전 총리를 인터뷰했다. 인터뷰 기사는 일본 주간지 <긴요비>(金曜日)가 독점 게재했다.

SBS 다큐스페셜 111회는 2008 1 27일 일요일 밤 11 5분에 전파를 탔다.

그 제목은 '탈레반, 그들이 꿈꾸는 나라’였다.

 

 

문자로만 연락한다

김영미 피디는 작업에 집중할 때는 잠행활동을 한다. 요즘은 도서출판 '김영사'에 넘길 '사진 에세이집'을 마감하려고 불철주야 작업한다고 했다.

손전화의 문자로만 그녀와 연락할 수 있다

일단 약속을 하면 그녀는 또박 또박 문자를 보내면서 등장한다.  

"안녕하세요? 오늘 12시까지 가도 될까요? 김영미"(843 am)

"오후 급한 일들이 있어서 그걸 처리하고 가면 한 시 쯤 될 예정입니다. 괜찮으세요?"(1131am)

"도착했습니다."(1238pm)

이렇게 그녀는 나타난다.

회식할 때 보면 김영미 피디는 맛있게 잘 먹는다. 가냘픈 체격인데 다이어트같은 것은 안 하는 모양이다.

 찻집으로 자리를 옮기면 커피가 아니라 팥빙수를 시켜서 맛있게 먹는다.

일을 치열하게 하는 여성이라 에너지를 보충하려고 입이 당기는 모양이다.


2010.06.12
                                                                            posted by 안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