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철 무지개' 시퍼런 칼날 밟고 서다 광야 울리는 이육사와 안숙의 절명시 ‘강철의 무지개’처럼 시퍼런 ‘칼날’을 밟고 서다 김영삼 문민정부가 들어선 시절 서울대학교 언론학부에 출강할 때의 일화이다. 나는 강의 첫 머리에 수강생 중 한 사람을 불러내 시(詩)를 낭송하도록 한다. 이육사의 절명시(絶命詩) ‘광야(曠野)’가 그 하나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하여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여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에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신세대 피 끓게 하는 저항의 노래들 젊은이.. 더보기
왜 '문재인 개혁'을 미국 일에 비유하는가 사진=5.18 유족을 위로하는 문제인 대통령 문화일보 2017년 5월 18일자 1면 보도 문제인 대통령 개혁 왜 미국을 준거로 삼는가 한국에 사는 일부 방송 토론자와 일부 지식인에게 묻는다. 문제인 대통령의 개혁 행보를 말하면서 걸핏하면 미국의 사례를 준거로 삼아 인용하고 비유하는 까닭이 무엇인가. 지난 5월 14일 일요일 오후 어느 종편 방송에 토론자로 나온 모 정치 평론가도 미국의 오바마를 끌어들여 비교하면서 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복이 아닌 양장을 한 모습을 가리켜 '영부인 상을 깨는 행보' 운운 하며 미국의 미셀 오바마를 끌어다 대는 토론자도 있다. 심지어 미국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 였던 밥 돌까지 비교 대상으로 등장하는 판이다. 이땅의 지식인과 권력자와 기득권 .. 더보기
베트남 어머니 고통을 조각하는 미국인 [2017년 4월 30일 통일베트남 42주년에 붙여] 베트남 어머니 고통을 조각하는 미국인 주인공은 미국인 조각가 짐 기온이다. 그는 베트남통일전쟁의 영웅인 한 어머니의 초상을 제작하고 있었다. 꽝남성 꽝히엔 마을에 사는 늙은 베트남 어머니 응웬 티 녓은 통일전쟁에서 남편과 아들 4형제를 잃었다. 남편과 4남 바친 녓 어머니 짐 기온은 1969년 베트남의 ‘더러운 전쟁’에 참전했는데 4년 전 베트남을 다시 찾아 각지를 여행하면서 베트남전쟁의 고통과 베트남사람의 상처를 피부로 느꼈다. 그는 중부도시 다낭에서 우연하게 호앙 띠 킴 즁이라는 이름의 베트남 여자경찰관을 만나 응웬 티 녓의 이야기를 들었다. 1966년 한 해에만 녓 어머니는 남편과 아들 둘을 전쟁에서 잃었다. 그녀는 흘릴 눈물도 말라버린 인고 속..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