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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기

[답사기] ② 조선옷과 고무신의 두 여전사


[안병찬 답사기] ②

조선옷과 고무신의 두 여전사
중국 애국주의 선양의 ‘팔녀군상’



□ 치마저고리, 고무신 차림을 한 안복순


무단장 시의 명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동남부 무단장(牧丹江) 시.
동북항일연군 5군 1사 부녀단 소속 여성전사 여덟 명을 새긴 전신조각상 ‘팔녀군조(八女群雕)’가 강변의 장빈(江濱)공원에 우뚝 서있다. 높이 13m, 길이 8.8m.의 화강암 조각작품은 육중하고 장엄하다.
여덟 명 전사 가운데 치마저고리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조선족 안순복(安順福)과 이봉선(李鳳善)이 있다. 안순복은 부녀단 피복창 창장이고 이봉선은 부녀단 전사로 기록되어있다. 앞서 뤼순(여순)과 하얼빈에서 안중근에 감동한 관훈클럽 문화답사 일행 가운데 여럿이 안순복의 이름을 보자 “야, 여기 또 순흥 안씨가 있네”하고 농담을 던진다.


□ 앞에서 보는 안복순, 선두는 전사자를 안고 가는 렁윈(한족 부녀단 지도원)


젊은 여전사들의 표정과 동작은 비장하고 결연하다. 여덟 명 가운데 두 명은 이미 전사하여 동지들이 한 명은 끌어안고 또 한 명은 떠메고 가는 형상이다.
이 팔녀동상은 중국중앙미술원이 창작을 맡고 쓰촨미술학원이 조각을 담당하여 예술적 표현력을 과시한다. 1988년 8월에 세웠고 중국 국무원이 이듬해 ‘중점열사기념건축물 보호단위’로 지정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부인 덩잉차오(鄧穎超)가 1980년에 쓴 휘호 “팔녀투강(八女投江)” 네 자가 받침대에 새겨져있다.


□ 치마저고리의 이봉선(뒤에서 두번 째)


동북항일연군 부녀단 여전사들

1938년 중일전쟁 중, 일본 관동군은 송화강 하류에서 ‘3개 대토벌전’을 전개한다. 중국의 동북항일연군 5군 1사에는 30명으로 조직한 부녀단이 있었다. 10월의 싸늘한 기온 속에 1사 병력이 강변에서 야영을 하다가 밤사이 일본과 만주괴뢰군 1000명에게 포위되었다.
1사 부녀단 팔녀전사는 본대가 포위를 뚫고 나갈 수 있게 일본군을 강변으로 유인한다. 그 틈에 항일연군 본대는 탈출에 성공한다. 팔녀전사는 마지막 남은 수류탄 한 개를 던져 적병들이 엎드린 틈을 타서 일제히 차가운 목단강물에 몸을 던져 장렬히 죽는다. 모두 13살에서 24살사이의 꽃다운 나이 였다는 기록이다.


□ 중점열사기념건축물 '팔녀투강열사군조'


중국공산당이 주도한 합동부대

동북항일연군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1935년 8․1선언에 따라 만주지방의 모든 반일 무장대를 연합하여 만든 중국인과 조선인의 합동부대이다.
‘팔녀군상’은 일찍이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가 안중근 의거를 일컬어 “일본제국주의를 반대하는 두 나라 인민의 공동투쟁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 대목을 떠올리게 만든다. 동북항일연군은 북한 정권수립의 주역인 김일성, 최용건, 김책 등이 핵심으로 가담해 북한 인민군의 모태가 된다. 남한 국군의 모태는 임시정부의 광복군이다.

Posted by 안병찬 안병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