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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찬 르포르타주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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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 : 역사와 문학의 저널리즘 탐험
by 안병찬

 

DJ의 '언론' 휘필


“언로의 열림과 막힘에 흥망이 걸려 있노라”
(言路開塞 興亡所係)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야시절에 특별하게 ‘언로(言路)’를 강조했다.
1994년 여름 어느 날 DJ는 서울 힐튼호텔 중식당에서 나에게 점심을 사면서 붓으로 휘날려 쓴 휘필(揮筆) 한 폭을 주었다.


김대중 휘필 한 폭

“언로의 열림과 막힘에 흥망이 걸려 있노라”라는 뜻을 담은 ‘言路開塞 興亡所係’의 여덟 자. ‘위 안병찬 주간 동령부인 혜존’에 이어서 쓴 달필이었다.

(규격=45㎝×60㎝)

DJ는 영국에서 ‘정치적 유배생활’ 1년을 보낸 후 귀국하여 그해 1월에 아시아·태평양문화재단의 조직을 완료하고 있었다.
시사저널 편집책임자로 있던 나는 그보다 1년 전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DJ에게 정치부장을 특파하여 최초로 근항과 심정을 소상히 알리고 귀국해서 정치를 재개할 채비를 하고 있다고 예고하는 커버스토리를 실었다. 아마도 DJ는 이 커버스토리가 ‘언로’를 여는 역할을 했다고 인정하여 한 언론인에 대한 친선의 뜻으로 액자(가로 45㎝ 높이 60㎝)에 담은 ‘휘필’을 건넨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


‘언로’의 뿌리 율곡선생

언로(言路)는 우리 언설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말이다. 조선조를 통하여 가장 뛰어난 경세가라고 불리는 이율곡은 공론의 소통로인 언로를 열어야 최고 통치자(군주)의 독선과 독재를 막는다고 생각했다. 또 언로가 열려 있는가, 막혀 있는가 여부에 일국의 흥망성쇠가 걸린다고 믿었다. 율곡의 정치 철학은 민본주의와 위민정치를 실현하자는 것이었다.
DJ는 이율곡이 400여 년 전에 남긴 유훈(遺訓), ‘언로의 열리고 막힘에 흥망이 달려있노라’의 의미심장함을 터득하고 현실 정치에 투사하고 싶어서 나 같은 언론인들에게 알려 준 것이다.

정치의 격랑 속에 풍찬노숙, 구사일생의 삶을 살면서 힘겹게 민주투쟁과 정치투쟁 그리고 평화통일운동을 전개해온 DJ.
DJ는 언론이 사실과 진실을 균형 있게 보도하여 언로를 활짝 열어야 민주시대가 열린다고 믿고 갈망하며 ‘이율곡 유훈’을 휘필했을 것이다.

  
Posted by 안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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