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보기

물망초 5'와 안젤리나 졸리는 함께 울었다 '물망초 5'와 안젤리나 졸리는 함께 울었다 헐리웃 영화 ‘체인질링’을 본 것은 지난 설 연휴 때이다. 아직 사이코패스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이었다.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와인빌 양계장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사라진 아들의 행방을 찾아 홀로 세상과 맞서는 어머니의 아픔과 한을 내면으로 연기해 냈다. 유미자는 실제로, 졸리는 연기로 안젤리나 졸리라면 미국의 가장 섹시한 남자배우라는 브래드 피트의 아내로서 육체파 배우의 인상을 주던 배우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녀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 친선대사를 지내고 불우한 외국 어린이들을 입양하는 등 약자를 돕는 미덕을 지녔다. 그녀는 영화 속에서 한이 맺힌 엄마 크리스틴 콜린스가 되어 눈.. 더보기
좌우의 파당 언론, ‘틀짜기’ 하지 말라 좌우의 파당 언론, ‘틀짜기’ 하지 말라 격추당하기 전의 대한항공 보잉747 기 1983년 9월 대한항공 007편 보잉-747 여객기가 항로를 이탈해 사할린 상공을 날다가, 소련공군의 수호이 15전투기가 발사한 공대공 미사일에 맞아 격추되었다. 269명 몰사. 소련은 미공군 정찰기 RC-135의 침범으로 오인했다고 변명했고 세계 각국은 소련의 만행을 규탄했다. 그때 미국 대통령 레이건은 소련을 가리켜 ‘악의 제국’이라고 했다. 소련이 하면 ‘만행’, 미국이 하면 ‘과실’ 5년 뒤인 1988년 7월 이란항공 665편 에어버스-300 여객기가 호루무스 해협 상공을 날다가, 경계 작전 중이던 미국 해군 이지스 구축함 빈센스 호가 발사한 함대공 미사일에 맞아 격추되었다. 290명 몰사. 미국은 전시상황의 과도한.. 더보기
‘시이오(CEO)’ 유아독존 시대 ‘시이오(CEO)’ 유아독존 시대 시이오는 정글의 법칙을 다스리는 제왕으로 행세 미국 제도가 지구촌에 뿌린 씨앗 중에 이른바 '시이오(CEO)'라는 용어가 있다. 시이오(CEO)는 주술이 걸려있는 용어다. 어느 해인가, 영한사전 1989년 판을 보니 시이오를 경영최고책임자(Chief Executive Officer)로 등재해 놓았다. 이로 미루어 보아 시이오라는 말이 한국에 들어온 시기는 미국에서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체제가 고개를 든 이후인 1980년대 중후반이라고 짐작한다. 현재 한컴사전은 그 뜻을 ‘최고경영자(最高經營者)’로 조금 바꾸어서 싣고 있다. 시이오 지상주의가 기승을 떠는 풍조다. 절대자의 권위를 확보한 시이오는 정글의 법칙을 다스리는 제왕으로 행세한다. 10년 전에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는 주.. 더보기
'버럭 유인촌 논쟁'의 뿌리를 뽑자면  ‘버럭 유인촌 논쟁’의 뿌리를 뽑자면 ⓒ뉴시스 조수정기자 유인촌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장에서의 언행으로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막말을 한 것으로 일어난 후폭풍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국민과 언론인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언짢게 한 점에 사과한다.”는 말도 했다. 현직 장관으로서 스스로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버럭 유인촌’이라는 말을 들을 지경이 되었으니 그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일어날 만 하다. 이른바 ‘버럭 유인촌 파문’에서 우리는 고질적인 두 가지 병폐를 보게 된다. 하나는 정쟁이다. ‘버럭 유인촌 사태’를 촉발한 것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발.. 더보기
'공감보수'란 이름의 달력 ‘공감보수(共感保守)’란 이름의 달력 색다른 2009년 달력 하나가 철 빠르게 나왔다. 제작자들은 내가 책임을 맡고 있는 언론인권센터의 후원의 밤에 협찬하려고 10월 9일 한글날에 맞추어 달력 발행을 서둘렀다. ‘공감보수(共感保守) 2009년’이라고 표제를 붙인 달력이다. “보수(保守)는 죽었다. 보수 만세!” 국정감사장은 예상한 대로 여야와 좌우의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악다구니쟁이가 되어 물고 뜯는 판이다. 진보를 자임하던 정권이 유권자의 통렬한 일격을 받아 몰락한지 10개월. 그 실패한 진보세력과 교체하여 등장한 보수 세력 너마저도 이미 싹수가 틀렸다고 많은 유권자가 한탄하고 또 분개하는 시점이다. 이럴 때 하필이면 ‘공감보수’라니, 격문처럼 보이기도 해서 제작의도가 궁금했다. 나는 문득 34년 전에 .. 더보기
서울촌사람 서울촌사람 시골에 갔다가 촌사람이 됐다. 서울만 사람사는 곳으로 여기고 지구촌이다, 세계화다 떠들면서 바깥세상 만 제일로 아는 풍조다. 나 자신도 어느새 그런 사조에 젖어있었던 모양인가. 대전서 뿌리를 찾다 언론인권센터 광주분소 개소식에 참석하러 광주에 가던 길이다. 불현듯 중간에 대전 국립현충원에 들려 성묘를 하며 자기를 돌아볼 생각이 났다. 그곳 애국지사 2묘역에 조부인 ‘위당(偉堂)’ 안숙(安潚)이 잠들어계시다. 한말에 그는 을사조약에 항거하여 자결한 민충정공의 영전에 제고문(祭告文)을 올렸다. 자신도 뒤따라서 자결할 것을 예고하는 충절이 깊이 담긴 글이다. “오호라! 사람의 인생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는데 그 죽음이 진실로 마땅히 죽어야 할 자리에서서 죽을 .. 더보기
계급장 떼고 '블로거와의 대화'에 참가했건만 독설닷컴이 주최한 '블로거와의 대화' 프로젝트에 계급장을 떼고 참가했다. 그 소회를 적어본다. 산들바람이 산들 불어왔다 대화가 끝난 이튿날 인사동 사무실로 전화가 왔다. 여성 목소리인데 허스키여서 아줌마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젊은 블로거 한유나(Aquarius 물병자리)이다. 대학생인 그녀가 나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구나, 생각했다. 젊은이가 기자 46년차의 나를 만나고 싶어 하니 반가운 일이다. 산들바람이 산들 불어온 느낌. 우리는 10월이 가기 전에 인사동에서 점심을 하며 대화를 갖자고 했다. 한유나가 블로그에 올린 글은 내가 부담을 느낄 정도로 내 경험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기자생활 46년으로 정말 엄청난 내공을 소유했다” 쓴 대목만으로도 그렇게 짐작한다. 이번 모임의 준비가 미흡했던 점.. 더보기
미인 송가 미인 송가 지난 여름의 일이다. 한국일보 대외협력실 담당 기자가 미스코리아 후보들의 베트남 일정을 들고 와서 자문을 구했을 때, 나는 사이공 패망 즉 통일 결전의 순간에 한국일보가 남긴 저널리즘의 역사 기록을 문화이벤트의 의미 있는 소재로 삼아보라고 권고했다. 이 의견을 받아드린 한국일보 대외협력실은 바로 후보들을 상대로 ‘베트남 특파원 특강’을 해달라고 청하면서, 급히 ‘문화교류’로 사업 방향을 수정했다고 알려왔다. 나는 33년 전의 기록을 개작 증보해서 통일 30주년을 기해 출판한 ‘사이공 최후의 표정 컬러로 찍어라’(2005년 판)에 일일이 서명을 한 후 후보 51명에게 돌렸다. 미스코리아 후보들을 위한 문화 인프라 평균 나이 20세를 막 지난 미스코리아 후보들은 발랄한 특질을 갖춘 신세대다. 나는.. 더보기
김삿갓과 기생 김삿갓과 기생 김삿갓은 자기가 ‘수성운심(水性雲心)’으로 방랑했다고 읊었다. 물의 성질처럼 구름의 마음처럼 떠돌았다는 표현이다. 그의 ‘평생시’의 후반은 이렇다.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일천리(芒鞋竹杖路千里), 물의 성질처럼 구름의 마음처럼 사방이 내집이로다(水性雲心家四方). 내 사랑 가련이에게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노루목에 김삿갓(1807년 3월3일-1863년 3월29일)의 묘가 있다. 인접하여 ‘김삿갓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5년 전 10월에 강원도가 ‘얼 선양사업’의 하나로 세운 것이다. 문학관에 전시된 수많은 시조의 어휘 구사가 모두 절묘하다. 그 중에 연심을 테마로 한 것이 있다. 제목이 ‘기생 가련에게’이다. 가련한 행색의 가련한 몸이 가련의 문 앞에 가련을 찾아왔네 가련한 이 내 뜻.. 더보기
엄기영 사장의 유능제강 1년 반 만에 mbc에 갔습니다. 기자앵커 출신인 엄기영 사장을 방문했습니다. 1980년대 초중반 파리 특파원 시절에 서로 알게 된 사이입니다. mbc는 왕년에‘안병찬의 일요광장’이라는 시사토론 프로를 맡아 1년 반 동안 드나들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몇 가지 이유로 이질감이 들지요. 영상매체 mbc의 그 거대한 조직과 기구, 그리고 끝없이 들리는 잡음 때문입니다. 이번에 모처럼 그 곳에 들렀다가 관찰한 것이 있어서 [안병찬 칼럼]을 썼습니다. 저널리즘을 보는 나의 관점을 담았습니다. 저널리즘이 대상을 인식하는 원칙을 제시한 글입니다. 제목: 엄기영 사장의 ‘유능제강(柔能制剛)’ 텔레비전 방송국에 가면 이상한 냄새가 난다. 문자 매체인 신문사에서 자란 처지라서 낯선 느낌이 든다. 지난 주 금요.. 더보기